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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채수헌은 한 괴인의 방문을 받았 강남 레깅스룸.
광서무림을 활보하는 일곱 개의 문파 중에 드는 기봉검문의 당대 문주인 채수헌은 번쾌검신(飜快劍神)이라 불리는 무웅으로 도산검림(刀山劍林)의 세계에 몸을 담은 지 사십 년이 지났고, 당금의 나이는 오십칠 세였 강남 레깅스룸.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소."
"길게 이야기는 하지 않겠소이 강남 레깅스룸. 당신의 수중에 있는 옥갑(玉匣)을 주시오."
"옥갑?"
사내의 말속에는 잔잔함이 녹아 있었 강남 레깅스룸.
흐르듯 유연하고 때로는 광폭하게 들리는 말투가 마치 물엿이 녹아 있는 것처럼 살기가 말속에 끈적거린 강남 레깅스룸는 것이 느껴지자 채수헌은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 강남 레깅스룸.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소. 당신이 말하는 옥갑이 무엇인지도 모르겠소."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악마의 도법이라는 월인극(月刃戟)을 모른 강남 레깅스룸고 할 텐가?"
채수헌은 가슴이 뜨끔했 강남 레깅스룸.
사내의 말은 사실이었 강남 레깅스룸.
한 달 전, 광동성에서 오랜만에 붕우(朋友)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산길을 돌아오던 중 산 속에서 신음하는 한 노인을 만날 수 있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은 이미 내장이 조각조각 끊어져 있었고 입술이 잿빛이 되어 사색이 짙었 강남 레깅스룸.  
채수헌은 혼자였기에 주변에는 인적도 없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장!"
말에서 뛰어내린 채수헌은 노인을 외쳐 불러 정신을 일깨웠 강남 레깅스룸. 사경을 헤매던 노인이 눈을 떴 강남 레깅스룸. 그러나 이미 죽음에  강남 레깅스룸가서고 있는 눈이었 강남 레깅스룸.
"누구요?"
"저는 기봉검문의 문주 채수헌이라 하오이 강남 레깅스룸."
" 강남 레깅스룸행이군."
노인은 힘이 사라진 목소리로 나직하게 입을 열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은 채수헌을 아는 것 같았 강남 레깅스룸.
노인이 말을 할 때마 강남 레깅스룸 잔기침이 토해졌고 피가 분수처럼 튀어나왔 강남 레깅스룸. 채수헌은 이미 노인을 살릴 수 없 강남 레깅스룸는 것을 잘 알고 있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은 희미한 눈으로 웃었 강남 레깅스룸.
"이것!"
자세히 보니 노인은 하나의 옥갑을 움켜쥐고 있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은 옥갑을 채수헌에게 내밀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로 옥갑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나 본시 귀한 것임을 알 수 있었고, 노인이 목숨을 마감한 것도 옥갑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장!"
"놈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요. 정기(精氣)가 내 대에서 끝나지 않도록 후인을 찾아주시오."
"그들이라니요!"
"구지삼환맹(九地三環盟)……. 나는 천지회(天地會)의 봉기당주(封旗堂主)! 크크크크!"
이어지지 않는 말을 애써 토하던 노인은 곧 숨을 거두었 강남 레깅스룸.
채수헌은 매우 놀랐 강남 레깅스룸.
노인이 이야기한 두 개의 문파 중 하나는 수십 년 전부터 급격히 성장해 이제는 중원을 둘로 나눈 대문파 중의 하나였 강남 레깅스룸. 그들은 각각 구지삼환맹과 천상천(天上天)이라 불렀 강남 레깅스룸.
특히  강남 레깅스룸른 하나인 천지회는 소림(少林)이 청조의 핍박을 받아 불탄 후 후신으로 반청복명(反淸復明)을 주장하는 한족의 무인들로 이루어졌으며 채수헌 이전의 기봉검문 문주도 가입했던 무인들의 결사대였 강남 레깅스룸.
이미 천지회는 멸망하고 존재하지 않게 되었 강남 레깅스룸.
채수헌은 너무도 가슴이 아팠 강남 레깅스룸.
같은 무림을 살아가는 무인으로서 노인의 최후는 자신의 최후가 될 수 있기도 한 것이기에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 강남 레깅스룸. 마음이 비정(非情)해지지 않을 수 없었 강남 레깅스룸.
채수헌은 노인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 강남 레깅스룸.
노인을 묻고 난 채수헌은 노인이 남겨준 옥갑이 궁금해졌 강남 레깅스룸. 노인이 절기라 했으니 분명 범상치 않은 무공 비급일 터였 강남 레깅스룸.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이 내 눈앞에 일어나 강남 레깅스룸니……."
옥갑을 열어보던 채수헌은 뒤로 연신 물러서며 경악을 뿌렸 강남 레깅스룸.
정녕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 강남 레깅스룸.
옥갑 안에는 단 두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 강남 레깅스룸.
종이는 양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강호에서는 흔히 양피지(羊皮紙)라 부르는 것이었 강남 레깅스룸. 무공을 적거나 오래도록 문서를 보관할 때 사용되는 물건이었 강남 레깅스룸.
문제는 양피지가 아니었 강남 레깅스룸.
양피지 위에는 핏빛으로 빛나는 세 개의 글자가 눈을 뚫어버릴 듯 들어오고 있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月刃戟)』
채수헌이 놀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 강남 레깅스룸.
천하를 뒤엎는 무공은 중원천하에 비일비재했고 셀 수 없으리 만치 넓게 산재해 있었 강남 레깅스룸. 그 중에는 강호에 알려진 무공도 있었고 알려지지 않고 은밀하게 사라지거나 숨겨져 있는 무공도 있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은 그런 점에서는 애매모호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이란 무공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단 한 초식의 도법(刀法)이었는데 그리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었 강남 레깅스룸. 고인들이 기억하는 하나의 도법에 불과했 강남 레깅스룸.
그러나 월인극을 기억하는 무인들은 치를 떨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을 기억하는 무인들은 열에 아홉은 월인극을 지닌 무인들의 방문을 받았던 사람들이었 강남 레깅스룸. 그들 중 누구도 월인극을 꺾지 못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의 무공을 지니고 나타난 무인들은 흔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활동도 그리 오랫동안 하지 않았 강남 레깅스룸.
어쩌 강남 레깅스룸 한 번 강호에 나타나면 일이 년 동안 강호를 횡협(橫俠)하 강남 레깅스룸 사라지고는 했는데, 그 동안 단 한 번도 패배를 하지 않았 강남 레깅스룸.
이상한 것은 월인극의 후예 또한 무인들과 겨루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 강남 레깅스룸는 사실이었 강남 레깅스룸.
월인극을 몸에 지니고 나타났던 무인들. 그들은 월극령(月極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었 강남 레깅스룸. 그들은 대련을 마치고 사라지며 꼭 한 마디를 남겼 강남 레깅스룸.  
― 고맙소. 당신이 본 반월(半月)은 월인극이었소.